앞서 소개했던 <청진기가 사라진다>와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가 미국 의료계 상황에 초점을 두고 기술되어 있다면, 이 책은 우리나라의 의료현장에서 직접 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접하고 있는 전문가 분들의 글을 한데 엮은 책이다.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4차산업혁명이라고 일컫어지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초연결성 등의 핵심기술이 구체적으로 의료계에 어떻게 다가올지, 예비 의료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책에서 소개된 분야별 미래 기술을 정말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여러가지 센서로 일상생활에서 “빅데이터”를 모으고,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된 결과를 가지고 건강의 이상을 진단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3D프린팅”과 “로봇수술”을 이용해 환자 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우울증, 불면증과 같은 환자에게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디지털 치료법”로, 재활환자에게도 맞춤형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놀랍게도 책에서 거론된 몇가지 기술들은, 2020년 현재, 실제로 현실화 중이다.)
모든 것을 종합하여 생각하다보면, 미래 의료인은 과연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될까 혼자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그려보게 된다.
- 환자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상이 감지되면, 이미 자신의 유전정보와 환경요인이 수많은 데이터로 기록된 채 의사와 원격으로 상담을 신청한다. 의사는 허가된 의료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 터치 한번으로, 환자 개인 데이터가 정리되고 분석된 결과를 받아본다.
- 의사의 주된 역할은 허가된 의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권한을 가지고, 환자의 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맞는 치료 선택지를 제시하고 공감해주는 것이다. 간호사는 스스로 센서를 잘 다루지 못하는 노약자나 정보화 문맹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인데이터 축적을 돕는다.
- 치과적 시술이나 외과적 수술 등이 필요한 경우, 인공지능의 집도와 인간의 보조아래 로봇수술기기가 원격으로 자율수술을 진행한다.
- 인공지능의 연구개발로 쏟아져 나오는 신약과 디지털치료법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역할로 약사 또한 주된 역할은 환자와 공감하는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까운 미래일 것이며, 가상현실과 실제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때가 찾아오면 인간은 신체적/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의식세계에서 영원히 죽지않는 존재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다.
…
임상가로서, 과학자로서 미래 의료를 받아들이는 것과 사업가로서 흐름을 판단하는 것은 또 다를 수 있다.
헬스케어 분야를 비지니스 측면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다음 책을 추천한다.
저자 분이 서울대의대를 졸업하고 맥킨지에서 컨설턴트 경력이 있으며, 현재는 병원운영을 하고 있다.
<의료, 4차 산업혁명을 만나다>

가장 대표적인 웨어러블 기업으로 Fitbit은 다사다난한 일을 겪은 회사다. 웨어러블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이끌면서 초반에 큰 기대를 받았지만, 마치 닷컴버블이 찾아왔듯이 사람들의 실망감과 함께 곧 갈길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웨어러블이 다시 “절망의 계곡”을 벗어나는 듯하며, 구글이 Fitbit을 인수해갔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크게 유명해진 헬스케어 기업으로 Noom이라는 회사도 있다. 다이어트 앱으로 시작하여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제는 당뇨 예방 프로그램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세콰이어 캐피탈로부터 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재미난 사실은 두 회사 모두 공동창업자 중에 한국인이 있다는 것, 또 Noom의 경우에는 의사가 창업한 경우라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도 세계적인 사업가가 나올 수 있다는 모습에 크게 감명받았던 기억이 있다.
구글, 애플, 삼성,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모두 헬스케어에 사업을 진출하고 있어, 더욱 흥미로운 미래 또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세계적 기업 애플의 창업가 잡스가 살아있을 때 남긴 말을 인용하여 글을 마친다.
“21세기 최대의 혁신은 생물학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이루어질 것”
– 스티브 잡스